제목 : 브리저튼 시즌 1
원작 : 줄리아 퀸(Julia Quinn)의 로맨스 소설 시리즈
시대 배경 : 1813년 영국 런던, 리젠시 시대(Regency Era)
공개 : 2020년 12월(Netflex)
줄거리 : 영국 상류층 귀족 가문인 브리저튼 집안의 자녀들이 사교계에 나와 사랑과 결혼, 명예와 계급 사이에서 겪는 이야기. 시즌1의 중심은 특히 다프네 브리저튼과 헤이스팅스 공작 사이먼 바셋의 로맨스.
로맨스 드라마 마니아라면 누구나 다 봤을 브리저튼 시즌1. 갑자기 다시 보고 싶어서 이번 휴가 동안 정주행 했습니다. 브리저튼은 로맨스와 시대극의 매력을 완벽하게 결합한 작품인데요. 이번에 다시 보면서 브리저튼의 드라마 속의 로맨스뿐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 연출의 섬세함,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재발견하는 시간이었어요. 원래 두 번째 볼 때 첫 번째 볼 때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잖아요. 드라마 브리저튼을 재관람하면서 찾은 매력포인트를 소개합니다.
로맨스의 재발견: 두 번째 감상이 주는 새로운 설렘
'브리저튼'하면 가장 생각나는 건 다프네와 헤이스팅스 공작의 로맨스죠. 첫 시청 때는 다프네와 헤이스팅스 공작의 관계, 그 둘의 강렬한 사랑의 눈빛에 빠져서 감상했는데요. 이번에 두 번째로 보니 그뿐 아니라 그들의 대화에 담긴 속뜻이나 표정 그리고 미묘한 감정의 변화가 훨씬 더 잘 보이더라고요. 특히, 무도회에서의 짧은 눈빛 교환이나 손끝이 스치는 장면은 설렘을 넘어 캐릭터 간의 심리전과 감정의 긴장을 너무 잘 표현했더라고요. 또한 주인공 커플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로맨스도 새롭게 다가왔는데요. 메인 러브라인에만 집중했던 첫 시청과 달리 이번에 시청하면서 형제자매나 친구 간의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미묘한 감정선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시대극의 디테일과 미장센의 가치 재확인
브리저튼이 재미있는 건 단순히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가 아니라 시각 예술의 영역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다시 보면서 의상과 세트장, 메이크업, 촬영 기법이 얼마나 공들여 제작되었는지 새삼 감탄했습니다. 다프네가 입은 드레스의 자수 패턴과 색감, 무도회장의 조명과 장식, 마차 디자인, 거리의 분위기까지 정말 그 시대에서 튀어나온 것 같지 않나요? 제작진들이 심지어 식탁 위에 놓인 과일과 식기 하나하나에도 당시 시대의 생활상을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다시 관람하면서 보니 이런 디테일들이 단순한 장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캐릭터의 성격과 계급, 심리 상태를 보여주고 있더라고요. 결혼식에서 화려한 색상의 드레스를 입었을 때는 주인공의 자신감과 당당함을 보여주고, 차분한 톤으로 의상이 바뀔 때는 인물의 내면적 갈등을 나타내는 식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런 시각적 디테일들이 이 드라마의 분위기와 깊이를 한층 더 우아하고 깊이 있게 만들어줍니다.
넷플릭스 제작 전략과 차별성
브리저튼 시즌 1을 보면서 새삼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 방식의 강점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브리저튼은 다들 아시다시피 시즌 3까지 나왔는데요. 시즌별로 주인공과 스토리라인이 다 다릅니다. 그렇지만 같은 세계관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다 보니 재시청을 하면 캐릭터 간의 연결점이나 복선, 감정들이 더 명확히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브리저튼은 OST를 들으면서 감탄하게 되는 드라마입니다. 현대의 팝송을 클래식으로 편곡해서 당시 시대에 잘 어울리게 녹여냈습니다. 다시 들으니 더욱 좋았습니다. 그리고 1800년대 영국이지만 다양한 인종과 배경이 다른 캐릭터들을 자연스럽게 배치함으로써 전통적인 시대극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글로벌 시청자를 의식한 다양성과 포용성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다시 드라마를 보면서 제작진들이 여러 가지 고민과 철학과 의도를 가지고 제작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브리저튼은 '한 번 보고 끝내기에는 아까운 작품'입니다. 로맨스의 설렘을 떠나서 높은 완성도와 정교함이 녹아있는 드라마이기 때문이죠. 첫 감상에서는 놓쳤던 디테일들을 발견하는 즐거움과 다시 느끼는 로맨스의 설렘 그리고 이야기 전반에 깔려있는 사회적 메시지를 새롭게 발견하는 즐거움까지 누리는 시간이었습니다. 내년에 시즌 4 공개가 확정된 드라마 '브리저튼' 이번 주말에 다시 한번 시청하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