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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사회·역사

<포드 V 페라리>로 보는 F1 시대별 기술비교 (페라리, 포드, 진화)

by 잔잔꿀 2025. 10. 1.

영화 〈포드 v 페라리〉는 단순한 자동차 레이싱 영화를 넘어, 기술 진보와 전략적 사고가 결합된 F1 세계의 치열한 경쟁사를 조명합니다. 포드와 페라리의 극적인 대결은 단순히 브랜드 싸움이 아니라, 각 시대별로 어떤 기술이 F1을 지배했는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본 글에서는 페라리와 포드의 기술 경쟁을 중심으로 F1 머신 기술의 시대별 진화 양상을 살펴보겠습니다.

 

영화 &lt;포드 V 페라리&gt; 속 한 장면
출처 : 네이버 영화

페라리 기술의 진화: 정교함과 전통의 미학

페라리는 1950년대부터 F1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이탈리아 마라넬로의 전통적인 자동차 철학을 바탕으로, 엔초 페라리는 고성능과 정교한 설계를 중시했습니다. 초기에는 V12 엔진을 사용하여 경쟁사보다 월등한 고회전 성능을 자랑했고, 경량화를 통한 속도 향상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1960년대 들어 공기역학이 F1에서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면서 페라리는 차체 디자인에 있어 보다 세밀한 접근을 시작합니다. 이후 전자 제어 시스템, 카본 소재 프레임, 자동 변속 기술 등 첨단 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하며 기술력의 상징으로 자리 잡습니다. 특히 2000년대 미하엘 슈마허와의 협업 시기에는 독보적인 머신 설계와 전자제어 기술로 F1 역사상 가장 강력한 시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엔진 시스템, 에너지 회수 시스템(ERS), AI 기반의 머신 세팅 조율까지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전통과 혁신의 균형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페라리는 시대별 기술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F1 기술의 진화를 주도해 온 팀입니다.

포드의 도전과 혁신: 미국식 공학의 반란

포드는 원래 F1에 주력한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1960년대 후반 엔진 공급업체로 F1에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1967년 코스워스(Cosworth)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DFV 엔진은 경량, 고출력, 저비용이라는 3박자를 갖춘 혁신적인 파워유닛이었습니다. 이 엔진은 다양한 팀에서 채택하며 1970~80년대 F1을 지배하는 원동력이 되었죠. 영화에서 그려진 르망 24시 레이스는 포드의 공학적 도전정신을 극대화한 장면입니다. 단기간 내에 GT40이라는 초고성능 레이싱카를 제작해 페라리를 꺾은 사례는, 미국식 엔지니어링의 실행력과 설계 역량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기록됩니다. 포드는 복잡한 기술보다 실용성과 효율성에 집중하며, 제한된 자원 속에서도 최대 성능을 끌어내는 전략으로 F1 기술 경쟁의 판도를 흔들었습니다. 이후 포드는 F1에서 한발 물러났지만, 엔진 제조 파트너로서 남긴 영향력은 매우 컸으며, 현재도 일부 기술 철학은 다양한 모터스포츠와 양산차 개발에 계승되고 있습니다. 포드의 혁신은 전통보다는 '도전'과 '실용'에 가깝고, 그 점이 페라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F1 기술의 시대별 흐름과 진화

1950~1960년대는 내연기관 엔진 기술과 경량화 경쟁이 중심이었습니다. 이 시기의 기술 발전은 페라리 같은 정통 레이싱 브랜드가 주도했으며, 공기역학보다는 엔진의 마력과 차량 무게가 성능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였습니다. 1960년대 이후 F1은 그저 빠른 차들이 달리는 경기를 넘어, 자동차 기술이 끊임없이 발전하는 실험장이 되어 왔습니다. 처음에는 로터스 팀이 공기 흐름을 이용해 차가 바닥에 눌리도록 만드는 ‘다운포스’ 개념을 도입하면서, 코너를 더 빠르게 돌 수 있는 혁신이 시작되었습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터보 엔진이 본격적으로 등장해 자동차가 1,000마력이 넘는 엄청난 힘을 내기도 했는데, 이 시기를 사람들은 ‘터보 전쟁’이라고 부릅니다. 1990년대에는 전자장치가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해, 차가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균형을 잡아주는 서스펜션이나 트랙션 컨트롤 같은 기술이 도입되었고, 덕분에 레이스는 점점 더 과학적으로 바뀌었습니다. 2000년대에는 이런 기술이 더욱 정교해지면서, 특히 페라리와 미하엘 슈마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철저한 전략 운영으로 F1을 지배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대 이후에는 친환경을 고려한 하이브리드 엔진이 도입되어, 에너지를 회수해 다시 쓰는 시스템이 필수가 되었고, 메르세데스는 이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하면서 오랜 기간 최강자로 군림했습니다. 현대 F1에서는 차량의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엔진 제어, 파워 배분, 타이어 상태 관리, 브레이크 제어 등을 조율합니다. 이 제어 전략이 잘 설계된 팀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F1은 단순한 속도 싸움이 아니라, 미래의 자동차 기술을 미리 볼 수 있는 무대이며, 앞으로는 전기화와 지속 가능한 연료 같은 새로운 과제 속에서 또 다른 경쟁이 이어질 것입니다.

 

포드와 페라리의 기술 경쟁은 단순한 브랜드 대결이 아닌, 각 시대 F1 기술 발전의 거울이었습니다. 페라리는 정교함과 전통을, 포드는 효율과 도전을 대표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기술의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F1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 두 브랜드의 기술 철학과 시대적 흐름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영화 한 편으로 시작된 흥미가, 기술과 역사의 깊이 있는 탐구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영화 <빅 쇼트>를 통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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